1.7일 토요일!
옆지와 함께 호명산을 가다..............
초등생 아들녀석의
누구나 한번쯤 겪는 호열자와 같은,
지갑에 손대는 버릇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와져 있는 옆지를 꾀어
늦은 아침을 먹고 호명산엘 갔었지요....
올라가는 임도엔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이라도 하듯
산짐승의 발자국과 함께한
아직 씨앗을 달고 눈속에 자리하고 있는 질경이 들이
내로라 뽐내고 있는 듯..........
저번 내린눈이 응달 곳곳에는 아직 두어치쯤 쌓여있고
바람소리는 겨울다움을 애써 티 내려는 듯
제법 휭휭거리는 소리에 으스스한 몸을 털며 능선을 따라 거친호흡으로 올라갑니다.
옆지는 불어나는 몸무게와 선천적인 병약함으로 인하여
힘들어 하는 모습에 마음속 안쓰러움이 자리합니다.
그 와중에도 흰눈 속으로 아직 꽃대를 올리고 있는
삽주를 보며 탄성을 올리는 모습에서
아직도 소녀의 치기가 남아 있음을 느끼며
다시 한번 더 바라보게 됩니다.
모든것들이 소멸되어 버린 것 같은 회색은 숲속에서도
자세히 바라보면 아직 지난 여름의 많은 기억들이 남아 있음을 압니다.
두 줄기 더덕의 기억이 남아 있군요..........
돌아가는 산 모퉁이 참나무 가지에 걸린 태양이
여름의 강한 빛 대신에
삭풍에 밀린 듯 열기를 감춘채 그냥 빛으로 남아 있습니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동쪽 하늘 언저리엔
아직 다 숨지 못한 반달이 허연 얼굴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내려오는 길가에 왠 수박이 저리도 많이 달려 있나요!
가까이 보니 쥐방울 덩쿨의 군락지 입니다.
매년 수도 없이 오르내리던 길가에 그동안 어찌 보지 못하였는지
정말 많이도 달렸습니다.
올 봄엔 줄기를 꼭 확인 해 봐야 겠네요...
뽕나무를 감고 올라간 흔적들입니다.
지난 여름엔 얼마나 무성한 덩쿨들 이었을지가 눈에 선합니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갑니다...
이런 하루 하루가 쌓이다 보면 언젠가,
아내도 숨가쁜 산행이 아닌 산행을 하는 날이 오겠지요.
그런 날 우린 언제나 같이 그곳에서 산을 오르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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